너무 소중한 추억은 전해준 '2023 세계 학생창의력 올림피아드'

김명섭
2023-08-28
조회수 1209

'2023 세계 학생창의력 올림피아드(CREDECA World Finals)'가 지난 8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라이더 대학교에서 개최되었다.

평소 수학과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들 녀석 덕분에 내 인생에서 큰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사실 한국 학생창의력 올림피아드에서 대상으로 미국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을 그 시쯤까지만 해도 미국대회출전을 고민하고 있었다. 아들의 실력에 의문을 가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또다시 SW/AI 코딩 융합과학 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수상하자 세계 학생창의력 올림피아드는 세계 창의력 협회 회원국들이 자국 대회를 거쳐 선발된 우수한 학생들이 최종 출전하겠지만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 학생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때쯤 우리 가족은 미국대회에 나가야겠다는 확신을 두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들은 열심히 대회 준비에 임하였다. 같이 출전하는 팀 동료와 밤낮없이 준비하고 재정비하고 노력했던 것 같다.

코딩프로그램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만든 작품을 고치고 또 고치며 영어 대본을 자면서도 술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외우고 준비하였다.

그런 시간을 지나고서야 완벽해진 자신감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이 싫었다.

80ff47357ccbd.jpg

아들은 처음 가보는 장거리 비행임에도 생각보다 잘 견디었다.(스토브리그 16부작 드라마를 오며 가며 모두 봐버렸다고 너무 재밌었다고 말하던 천진난만한 아들의 얼굴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여러 장거리 비행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전혀 적응되지 않은 13시간의 비행이었다.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뉴욕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을 때 끝날 것 같던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이 또다시 시작되었다. 점심시간에 맞춰진 입국 심사는 우리를 라인에서 3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누군가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 칭했었던가? 짐을 찾아 공항 밖을 나오자 힘들었던 순간들이 감쪽같이 사라져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구경하는 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어떤 목적이든 상관없이 여행을 늘 즐거운 것 같다.

그렇게 공항을 떠나 라이더 대학교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을 감상하며 1시간 넘게 뉴욕에서 뉴저지로 달려 라이더 대학에 도착하고 방 배정을 받고서야 하루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1ce777decb4c9.jpg678733784505f.jpg

다음날, Opening Ceremony를 시작으로 3일간의 개인전과 대회 마지막 날 단체전으로 4일간의 대회가 시작되었다. 개인전(DECA-Challenge)에서는 당일 현장에서 무작위로 구성한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4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2박 3일 동안 총 5가지의 미션을 해결하는 것으로 이 중 4가지는 그룹 과제이고 한가지는 개인 과제였다. 매일 치러지는 대회의 과정과 결과를 아들에게 끈질기게 물어봤지만 무뚝뚝한 아들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그냥 재밌었어’였다. 더 이상의 대화는 이어지질 않았다.

단체전에서는 참가팀들이 미리 발표된 5개의 도전과제를 기반으로 팀을 구성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심사위원들 앞에서 영어로 발표하고 심층 문답을 거쳐 팀별 평가가 이루어지는 방식이어서 대회가 시작되고 매일 밤 긴장된 마음으로 팀전 준비에 임하였다. 꼼꼼한 지도교사의 가르침에 따라 무한 반복 연습하고 연습하였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AI Coding Contests 부문이 처음으로 도입되어서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했었던 것 같다. 아들 팀은 ‘톡톡 Storage’라는 발명품을 완성하고 시현 하였다. 이들의 창작품은 시각장애인의 택배 시스템으로, 코딩을 통해 택배의 성질을 구분하여 자동으로 물품을 보관하고 점자와 휴대전화 알림 등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으로 내가 보기에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더 나아가 작품 초기 버전에는 없었던 AI가 재활용품을 인식하여 알림을 통하여 시각장애인의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와주는 시스템까지 갖추었다.

065d779d86418.jpg5bb92b4526e41.jpg

d797108c8e02f.jpg0895fbe7cb5fa.jpg

대회 결과 아들이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

개인전에서 은상, 단체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주체할 수 없이 너무 기쁘고 감격했다.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수정하며 만들었던 기억들, 영어 대본을 시간과 장소 구분 없이 끊임없이 외우고 시현 했던 기억들, 단체전 작품을 파손되지 않고 비행기에 실어 가져가야 하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했던 노력…. 그 수많았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cadb28704e223.jpg

그렇게 기분 좋게 대회를 마치고 남은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아들에게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풀려버린 긴장과 낮과 밤의 온도 차, 강한 에어컨 등으로 아들이 아프기 시작한 것이다. 고열이 나기 시작하고 목에 통증을 호소하였다.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위해 최선을 다해 간호하였다. 구비해간 감기약에 더하여 같이 갔던 학생 보호자로부터 받은 약을 먹어도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구해온 약들까지 처방하고 나서야 증상들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 최선을 다해 간호했으며 아들 스스로 잘 극복하며 이겨내 주었다. 지금 떠올려 보아도 아찔했던 순간들이었다.

7498ef894ec8b.jpg

f947996b880b8.jpg

130b3a7939ebd.jpg

대회 기간에 생활했던 라이더 대학교에서의 기억, 세계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단상 위로 올랐던 기억, 남은 기간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탐방과 동부 주요 도시를 여행하고 체험했던 일들은 단연코 13살 아들에게는 너무나 훌륭한 시간이자 아주 값진 추억이 되었음을 확신한다.

끝으로 앞으로 국내 창의력대회에서 입상하고 ‘세계 학생창의력 올림피아드(CREDECA World Finals)’ 출전권을 얻어 대회 출전을 고민하고 있을 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참가하라고,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며 추천하고 싶다.


* 얼마 전 아들이 그린 8컷 만화입니다. ^^

4ba33dd7fad8c.jpg

 

12 0